정말 참담합니다.
보험금을 노려 아내와 친동생, 처남을 살해한 인면수심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돈이 가족 생명보다 앞서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은 아니겠죠?
정설민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양주에 있는 4차선 다리입니다.
지난 2006년 46살 박 모 씨는 처남 이 모 씨와 이 다리를 지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 스탠딩 : 정설민 / 기자
- "박 씨와 처남이 타고 있었던 승용차는 이곳에서 다리 기둥을 들이받았습니다."
처남은 결국 숨졌고 박 씨는 보험금 12억 원을 타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 조사결과 목숨을 잃을만한 사고는 아니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차량이 천천히 움직였고, 에어백까지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박인송 / 보험개발원 전문위원
- "사고 상황을 재연 실험한 결과 시속 27km의 속도로 추정되고 이때 조수석의 탑승자는 사망에 이르지 않는 것으로…."
보험 사기가 의심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졌습니다.
사고가 있기 전 처남 이 씨가 이미 죽어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지난 96년에는 박 씨의 아내가, 98년에는 동생이 살해당한 채 박 씨와 함께 사고를 당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결국 3건 모두 끔찍한 보험사기로 드러났고, 가족 명의로 7개 보험을 들었던 박 씨는 20억 원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김성종 / 서울지방경찰청 강력계장
- "피해자들의 책임소재를 떠나서 사고가 발생하기만 하면 상당한 고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그런 종류의 보장성 보험을 골라서…."
박 씨가 처남을 살해하기 전에 가족 명의로 생명보험을 가입하는 목소리는 무서울 정도로 태연합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의자
- "(이○○ 고객님 되세요?) 네. (잠시 통화 가능하십니까?) 제가 지금 사무 중이라 간단명료하게 해주실래요?"
박 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담당형사를 협박하는 등 끝까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 [jasmine83@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