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을 살펴보면 학교 폭력이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는데요,
정작 교과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교과부가 학교 폭력이 줄었다는 통계를 내놨는데, 조사 과정에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교육과학기술부가 두 달 전 학교폭력 학생 모니터단을 뽑으라며 각 시도 교육청으로 보낸 공문입니다.
학생회장 등 학생 임원을 모니터단에 우선 선발하라는 지침이 있습니다.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한 학생에게 입시 혜택을 주는 대학도 있다 보니 모범생들이 주로 지원합니다.
▶ 인터뷰(☎) : ○○고등학교 교사
- "이런 데 관심을 둔 친구들이 성실한 친구들이 많죠. 왜냐면 아이들이 나중에 대학교 갈 때 본인의 커리어가 되잖아요."
학교 폭력과 거리가 먼 학생 모니터단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더니 결과는 역시나 뻔했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43%가 학교폭력 대책이 나온 뒤 학교 폭력이 줄었다고 응답했고, 교과부는 이 결과를 총리실에 보고했습니다.
▶ 인터뷰 : 김황식 / 국무총리(12일, 학교폭력대책회의)
- "학교 현장의 분위기도 점차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과부 설문조사 결과는 시민단체가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와 딴 판입니다.
교과부가 학교 폭력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인터뷰 : 박숙영 / 좋은교사운동본부 교육실천위원장
- "학교폭력 대책들이 학교 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것이어야 되는데 대부분의 것들이 위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
대통령까지 나서 학교 폭력을 강하게 질책한 터라 교과부가 허둥지둥 '꼼수' 통계를 만들어 효과도 별로 없는 학교폭력 대책을 자화자찬했다는 비판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
영상취재 : 최선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