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영주에서 학교 폭력에 시달려 자살한 한 중학생의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요.
학교는 자살 학생이 '자살 고위험군'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MBN 취재결과 학교가 교내 폭력 사실을 감추려고 이 같은 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우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중학생 이 모 군은 지난 4월 동료 학생 4명으로부터 폭력에 시달려 결국 자살했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자살한 이 모 군이 '자살 고위험군'이었다는 보도자료를 작성해 발표했습니다.
'자살 고위험군'은 물건을 때려 부수는 등 감정 기복 변화가 심하고, 자살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큰 사람을 말합니다.
하지만, 학교가 제시한 이 군의 심리검사 결과는 자살의 정황에 맞지 않는다고 이 군의 부모는 주장했습니다.
부모는 학교로부터 '자살 고위험군'이란 말조차 듣지 못했습니다.
또 치료를 권유하거나 전문병원을 찾아 상담했다는 부분도 사실과 달랐습니다.
▶ 인터뷰 : 고 이 모 군 어머니
- "자살 고위험군이라는 이야기는 00(피해자)가 사망하고 난 이후에 저도 언론을 통해서 처음 알았어요. 그냥 수치가 높다고만 이야기를 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니깐 상담을 받으라고 했고…."
더구나 학교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이 군이 지난해 5월 행동발달을 검사한 자료였습니다.
당시 이 군은 자살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지 않을 때였습니다.
더구나 학교는 이 군 자살 이후 심리 자료를 '자살 고위험군' 근거 자료로 인용해 도교육청에 보고하고 언론에 유포했습니다.
MBN이 집중취재에 들어가자 학교는 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 인터뷰 : K 중학교 관계자
- "잘못된 부분이 브리핑 자료로 만들어졌고 기사화가 되어서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고 이 군의 부모는 학교와 가해자를 상대로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