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 원짜리 자기앞 수표가 1억짜리로 둔갑했습니다.
꼼꼼하지 못했던 시중 은행도 속아 넘어갔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억짜리 수표가 두 장 놓여 있습니다.
겉보기엔 감쪽같이 똑같습니다.
하지만, 아래쪽은 경찰에 붙잡힌 신 모 씨 일당이 위조한 1억 원짜리 수표입니다.
13만 원짜리 진본 자기앞수표에 적힌 숫자를 컬러 프린터 등으로 1억으로 고친 겁니다.
문제는 이 수표를 시중은행이 받아 입금해 줬다는 것.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시중은행에서 쓰는 위조 수표 감별기에 진짜 수표와 가짜 수표를 넣고 비교해보겠습니다."
진본은 특수 형광물질로 적힌 일억 원이라는 숨어 있는 글자가 선명히 드러납니다.
하지만, 위조된 1억 원 수표는 원래 수표 액면가인 13만 원 글자를 애써 지운 흔적이 역력합니다.
이런 차이가 있는대도 은행은 위조인 줄 모르고 모두 3억 원을 입금해줬고 신 씨 일당은 현금으로 찾아 돈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수표 인출 피의자
- "(주범이) 수표를 좀 떼어다 달라고 하더라고요. "
10만 원이나 50만 원 같은 정액권이 아닌 비정액권 수표는 액면가에 관계없이 용지가 같아 액수만 고치면 잘 들키지 않는다는 점이 악용됐습니다.
▶ 인터뷰 : 이진학 / 서울 동대문경찰서 지능팀장
- "비정액 수표는 액수와 상관없이 모양, 색상, 무늬, 두께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피의자들이 비정액권을 선택했으며…."
이 사건이 알려지자 은행들은 지난해 9월 1억 원을 기준으로 비정액권 수표 용지의 색상과 문양을 바꾸는 등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just@mbn.co.kr ]
영상취재 : 박세준 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