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에 대해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3심제의 근간을 뒤흔든 파격적인 결정이어서, 헌재와 대법원 간 갈등이 예상됩니다.
김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GS칼텍스는 지난 2005년 세무당국이 물린 700여억 원의 법인세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4년간 소송이 진행됐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패소 확정 판결이 났습니다.
그러자, GS칼텍스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냈습니다.
법인세 부과의 근거가 된 법률이 사실상 소멸했는데, 이를 근거로 세금을 물린 건 위헌이라는 주장입니다.
헌법재판소는 GS칼텍스 쪽의 손을 들어 해당 법률을 유효하다고 해석한 대법원의 판단이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없어진 법률을 유효하다고 해석하는 건 사실상의 입법행위로 헌법에서 정한 권력분립 원칙에 반한다는 겁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대법원의 법률판단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됩니다.
당장 GS칼텍스가 재심을 청구할 텐데, 대법원은 자신이 내렸던 확정판결을 다시 판단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헌재가 3심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실상 4심제와 같은 판단을 했다는 점도 논란거리입니다.
특히 헌재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번 결정을 내놨다는 점에서, 헌재와 대법원 간의 사법 주도권 다툼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