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로 입국 거부…"전액 여행사 책임"

【 앵커멘트 】
지난해 이집트로 여행을 떠났다가 정국불안으로 되돌아온 여행자들이 있었는데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데도 여행을 강행한 여행사가 비용 전부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송한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초 이집트에선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집트 여행을 예약한 이 모 씨 등 21명은 뒤숭숭한 분위기로 불안했지만 여행사가 별 문제 없다고 하자 이집트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반나절 넘게 비행기를 타고 이집트 룩소 공항에 도착했지만 입국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이 씨 일행이 도착하기 바로 전날 100여 명이 숨지고 1,000명 이상이 다치는 등 정국이 매우 불안하다는 이유였습니다.

▶ 인터뷰(☎) : 당시 여행객
- "너무 춥고 목마르고 피곤한 상황이었고, 현지 가이드에게 연락했을 때 여행이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이야기 듣고 굉장히 황당했죠."

결국, 이 씨 일행은 두바이로 회항해 이틀 동안 머문 뒤 돌아왔고, 여행을 못했다며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여행사는 입국 거절은 전혀 알 수 없던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라며 환불을 거절했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법원은 요금 전부를 돌려주라며 여행객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 인터뷰 : 김문성 / 서울중앙지법 민사공보판사
- "현지 정국불안으로 공항에서 입국하지 못하고 귀국한 경우 여행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고객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법원은 여행사가 여행자들의 안전에 관한 정보를 미리 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BN뉴스 송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