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6일) 현충일을 맞아 국가기록원이 전선에서 온 편지 300여 통을 공개했습니다.
포탄과 총성이 오고가는 전선에서 사랑하는 아내에게 띄운 장병들의 편지에는 애끓는 사연이 넘쳤습니다.
윤범기 기자가 편지 내용을 소개합니다.
【 기자 】
"사랑하는 아내에게… 전투부대는 이 시간에도 베트공을 찾아 산속을 해매고 밤새도록 조명탄과 포탄, 총성이 울린다오"
베트남 전쟁 당시 맹호부대 소속 정명환 대위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정 대위의 편지에는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전선의 긴박했던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 곳 월남 땅에 많은 한국 청년이 모두 같을 거요. 우리라고 못할 게 뭐겠소."
그는 또 수당을 송금하며 전선에서도 가정사를 챙기는 자상한 남편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나는 이번 달에 여기서 10,530원 정도 썼어요. 다음부터는 좀 더 보내려 한다오."
또 아기가 배에 있는지 궁금하다며 아내의 임신 여부를 묻는 예비 아빠의 설레임도 드러냈습니다.
6.25 전쟁 당시 '유학성'이란 이름의 군인이 장인, 장모에게 보낸 편지도 공개됐습니다.
"병모님의 염려 덕택으로 잘 지내고 있으며 저에 대해서는 조금도 염려하지 마십시오."
이미 십년 전 고인이 된 용사의 편지에는 굳센 용기와 군인정신이 가득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