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과학 교육에서 진화론의 입지가 좁아지게 됐습니다.
시조새를 비롯한 대표적인 진화의 증거들이 교과서에서 사라지게 됐는데요.
과학계가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사람을 태우고 날아다니는 벌, 애완견 같은 코끼리.
영화 속 이 섬에서는 큰 생물체는 작아지고 작은 생물체는 커지도록 진화했습니다.
150년 전 다윈이 진화론을 주장한 이후 과학계에서는 진화론이 통설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시조새는 파충류가 조류로 진화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말은 발굽이 하나로 변하는 과정을 겪어 대표적인 진화의 상징으로 꼽혀왔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일부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두 동물이 사라지게 됐습니다.
한 단체가 시조새와 말이 생물의 진화를 설명하지 못한다며 삭제를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광원 /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 회장
- "진화론의 오류가 밝혀진다면 진화론은 과학 교과서에서 삭제돼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출판사들은 시조새가 공룡이나 새의 한 종류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말의 진화 과정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어 삭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일이 진화론을 부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장대익 /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 "진화를 다 인정하고 하는 논쟁을 이 사람들은 마치 진화의 증거가 없는 것 마냥, 진화의 증거가 사라진 것 마냥…. 굉장히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화와 관련된 논쟁은 필요하지만, 과학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과학계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
영상취재 : 안석준·배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