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장마철입니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기억 생생하실 겁니다.
그런데 호우 피해 위험이 여전한데도 장마철을 앞두고 보강공사가 아예 중단된 곳이 있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직접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무너져내린 흙더미에 승용차와 철로가 완전히 파묻혔습니다.
지난해 6월,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서울 동부간선도로 옆 초안산 산사태 현장입니다.
올해 장마철을 앞두고 가봤습니다.
산 표면엔 천막이 덮였고 나무로 보강공사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산 정상은 방수포도 없이 노출돼 있습니다.
또, 산마루에서 내려오는 배수로가 끊겨 있거나 아예 막혀 있는 곳도 눈에 띕니다.
집중호우 때 빗물을 한 곳으로 모아 빼줘야 하는데 그런 기능을 할 배수로가 갖춰 있지 않은 겁니다.
만약 지난해처럼 폭우가 쏟아지면 빗물이 흙과 함께 쓸려 내려와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류지협 / 한려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 "(물이) 비탈면 하부 쪽으로 유출이 잘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막혀 있다거나 배수로 부분이 정비가 안 돼 있다거나 하는 부분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지난해 산사태로 큰 피해가 났던 이곳에는 가림막 없이 철로와 붙어 있는 곳이 곳곳에 있습니다."
철로 옆 도로 역시 그대로여서 산사태가 나면인명 피해로 직결되는 곳입니다.
장마가 오기 전 공사가 완료돼야 하지만 현장엔 근로자 한 명 없이 썰렁하기만 합니다.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가 지난달 초 부도나면서 복구공사가 전면 중단됐습니다.
▶ 인터뷰(☎) :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
- "저희도 공사를 계속 추진하려고 하는데, 레미콘이나 그런데서도 불안해서 못 주니까…."
공사가 중단돼 산사태로 인한 큰 피해가 또 일어나지 않을까 장마철을 앞둔 시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just@mbn.co.kr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