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의 건재고택입니다.
최근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별장으로 사용했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문화재에는 민족 문화와 역사가 깃들어 있는 만큼 잘 관리하고 보전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정작 관리는 부실하기만 합니다. 현장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충남 아산의 외암민속 마을. 현수막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건재고택이 경매에 부쳐졌다는 내용입니다.
▶ 인터뷰 : 박순옥 / 외암마을 관광객
- "저렇게 돼서 너무 안타까워요. 민속마을에다 미래저축이다, 뭐다 해서 플래카드 하얗게 뒤집어 씌어 놓으니까."
어떻게 된 사연일까?
이곳은 조선 후기 성리학자 외암 이간 후손들이 대를 이어 지켜온 집으로, 마을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 고택은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 소유여서, 김찬경 회장이 사실상 별장으로 이용해 왔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준봉 / 외암민속마을보존회 회장
- "와서 술 파티하고 삼겹살 파티하고… 여자도 데리고 왔었다고 하더라고요."
고택은 어떻게 김 회장 손에 넘어갔을까?
▶ 인터뷰 : 이준봉 / 외암민속마을보존회 회장
- "계속 후손들이 살고 있다가 소유권자가 사업 실패로 소유권이 넘어갔죠."
예암 이간 후손이 빚을 갚지 못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김 회장 소유 가옥은 이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 인터뷰 : 이준봉 / 외암민속마을보존회 회장
-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소유가 지도 상으로 보면 (마을의) 5분의 1 정도 되겠네요."
▶ 스탠딩 : 정광재 / 기자 (외암민속마을 )
- "이 곳이 경매에 부쳐진 건재고택입니다. 김찬경 회장은 이 건재고택에서 수시로 손님접대나 개인적 유흥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고택은 또 한 번 경매에 부쳐져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갈 처지입니다.
▶ 인터뷰 : 동선애 / 외암민속마을 문화관광 해설사
- "어쨌든 문화재 지역이잖아요. 보존을 해야 할 가치는 있기 때문에 시에서 매입을 해서 관광지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민들의 바람대로 지자체나 국가에서 매입해 관리할 수는 없는 걸까?
▶ 인터뷰(☎) : 아산시청 관계자
- "사유 재산이니까, 소유한 사람이 관리를 하는 거니까…."
확인 결과, 전국 중요 민속문화재 264건 가운데 216건이 개인 소유로 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문화재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습니다.
▶ 인터뷰 : 황평우 /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 "문화재를 넘겨받는 사람의 보존 능력, 관리 능력 이런 것들에 대해서 충분하게 검증하거나 아니면 우선권으로 지자체나 중앙 정부가 매입할 권한을 부여받는 게 중요하죠."
소중한 문화재개 방치되고 있는 사이 앞으로 제2, 제3의 건재고택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 jkj@mk.co.kr ]
작가 : 김지영 / 영상 촬영 : 김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