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차에 치이고 보수 도중 쓰러진 전봇대 때문에 정전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고가 나면 큰 피해가 불보듯 뻔한데요.
어지럽게 널린 전깃줄에 관리마저 제대로 안돼 흉물스럽게 방치되고있는 전봇대가 도심 속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원중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전봇대가 한 쪽으로 쓰러지고 전깃줄도 얼퀴설퀴 엉켜있습니다.
대형 트럭이 전봇대를 들이받은 건 오전 6시 반쯤.
대규모 정전사태는 없었지만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지난달 서울 충무로에서도 광케이블 이설 작업 도중 무게를 이기지 못한 전봇대가 쓰러져 두 명이 다치고 이 일대 300여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이처럼 전봇대가 쓰러지면 정전사태는 기본.
자칫 도심 마비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늘면서 전봇대에 걸리는 통신선도 많아져 잦은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전관계자
- "(통신사가 통신선을) 한전에 승인받고 하다보면 시간 많이 걸리겠죠. 야간에 설치하고 그런 경우도 있어요."
미관을 찌푸리게 하는 어지럽게 널린 전깃줄 역시 주민들의 원성을 산 지 오랩니다.
▶ 인터뷰 : 최병우 / 경기도 고양시
- "지저분하잖아요. 전봇대마다 케이블이 덜렁덜렁 붙어있고. 지하로 다 넣으면 깨끗하고 좋죠."
실제 전선을 땅 속에 묻는 지중화 작업을 통해 이런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지중화 작업이 끝난 곳입니다. 전신주와 전깃줄은 사라지고 이렇게 변압기 하나만 지상에 남아 있습니다."
현재 지중화 사업 진행률은 서울이 55.9%. 전국적으로는 14.8%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지중화 사업에는 막대한 비용이 걸림돌.
전봇대 설치와 관리가 따로따로인 점도 문젭니다.
설치는 한전 소관이지만 유지와 보수는 통신사에서 맡기 때문에 관리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릴 적 숨바꼭질의 향수로 남아있던 전봇대,
하지만, 어느 틈엔가 흉물스럽게 방치돼 도심 속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 june12@mbn.co.kr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