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를 없애면서까지 대학들이 취업률을 높이려고 하는 이유는, 낮은 취업률이 대학 퇴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취업률 중심의 평가가 대학 교육을 망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2000년대 들어 대학교에서는 학과를 합치거나 없애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교육 당국이 대학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대학들이 필사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학과를 없애고 있습니다.
서원대나 원광대 모두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이기 때문에, 올해 교과부의 취업률 가이드라인 51%를 넘지 못하면 향후 퇴출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원대 관계자
-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한 번 더 속하면 이젠 학자금대출제한이 돼요. 그렇게 되면 퇴출대학이에요."
교육 당국은 취업률이 교육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지표라며 구조조정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자평합니다.
▶ 인터뷰 : 홍승용 / 대학구조개혁위원장
- "작년도의 구조 개혁에 대해서는 (대학교들이) 굉장히 긍정적인 호응을 해주셨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저도 기쁘게 생각했고…."
하지만, 대학과 학과의 생사를 취업률로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큽니다.
▶ 인터뷰 : 박거용 / 대학교육연구소장
- "내실있는 교육을 받게 돼서 그 결과로 취업을 하게 되는 것이 순서인데, 거꾸로 취업을 위해서 교육을 짜맞춘다는 얘기죠."
학생들은 다양한 학문을 접하기 어려워졌고, 순수 학문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