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은 물론 사람 생명까지 위협하는 민통선 내 논의 전기 철조망에 대해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한전과 해당 지자체는 농업용 전기가 엉뚱한 용도로 쓰이고 있는데도 '나 몰라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농사용 전기를 불법 도용하는 민통선 논 전기 철조망에 야생동물만 희생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이 전기 철조망 때문에 숨진 사람만 모두 5명.
하지만, 무단 전기 철조망은 형식적인 단속을 비웃듯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사고 위험이 있는 전기 철조망은 500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실태를 MBN이 지적하자 행정안전부가 전수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행안부는 3주간 조사 후 무단 불법 전기 철조망 철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한전과 지자체가 '나 몰라라' 한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한전은 원가의 60% 정도로 농업용 전기를 싸게 공급하면서도 엉뚱한 사용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전 연천지사 관계자
- "(전기 철조망 쓰는 것도 위약 아닌가요?) 그건 2차에서 규격에 맞게 쓰는 것은 개인 책임이죠."
민통선을 담당하는 경기도 연천군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경기 연천군 관계자
- "농업용 전기 (무단 철조망)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내용을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지원해 준 게 없어서…."
동물 잡으려다 사람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전기 철조망, 하지만 그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