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억대의 돈을 받고 특정 기업의 이권을 위해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을 동원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정권 실세가 명령 계통에도 없이 마음대로 국가 조직을 농단한 셈입니다.
강현석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8년 7월 창원 지역업체 S사는 박영준 전 차관에게 1억 원을 전달합니다.
울산광역시가 추진하고 있는 울주군 내 일반산업단지 개발의 시행업체로 S사가 선정될 수 있게 힘써달라는 이유였습니다.
울산시는 2008년 9월 정식 공고를 내고 시행업체를 모집했고, S사는 미리 사업 의향을 밝힌 지역업체 T사와 경쟁하게 됩니다.
비슷한 시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해당 사업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울산시에 사실상 T사를 노린 감사를 지시합니다.
또 공직윤리지원관실 소속 감사관들이 울산시를 방문해 감찰에 들어갑니다.
2차례 이상 감찰을 통해 T사의 문제점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이듬해 3월 관련 사업 시행사로 T사가 선정됩니다.
1억 원을 들인 로비가 실패로 끝난겁니다.
박 전 차관은 청탁과 함께 S사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8일 기소됐습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산하 민간인 사찰 특별수사팀은 박 전 차관이 민원 해결 과정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을 동원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수사팀은 최근 울산시 공무원과 돈을 준 S사 대표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 ▶ 인터뷰(☎) : A 씨 / 울산시 감사관실
- "상부기관에서 감찰 나온 관계 때문에 (검찰 조사 받았다.) 옛날에 여기서 안내를 하거든요. 상급기관에서 조사를 내려오면 여기 방을 쓰거든요. 안내한 직원들, 접촉한 사람들만 불렀지."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돈을 받은 윗사람에게 휘둘려 기업 이권에까지 개입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실체가 검찰의 수사로 얼마나 더 밝혀질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wicke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