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으로 낳은 며느리 아이, 아들 죽자마자…

【 앵커멘트 】
죽은 아들이 입양한 '배다른 자식'에 대해 할아버지가 친생자관계를 부정할 수 있을까요?
법원은 할아버지가 그럴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2년 초 아내와 협의이혼을 한 A씨, 그런데 넉 달 뒤 아내가 남자아이를 출산합니다.

이미 이혼 전에 다른 남자와 부정을 저질러 아이를 가졌던 겁니다.

하지만, A씨는 주변에 자기 아들이라고 소개하고 돌잔치도 열어줬습니다.

매달 유치원비와 생활비를 내주는 것은 물론이고, 친자식으로 허위 출생신고까지 합니다.

그러던 A씨가 4년 전 사망하자, A씨의 아버지, 즉 할아버지가 소송에 나섭니다.

죽은 아들과 손자의 친생자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대법원 1부는 할아버지가 손자를 상대로 A씨와 손자 간 친생자관계를 없애달라고 낸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출생신고가 거짓이었지만, 사실상 입양신고로 봐야하고, 무엇보다 할아버지가 파양절차를 밟을 자격이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서동칠 / 대법원 홍보심의관
- "출생신고가 입양신고의 기능을 하게 된 경우에는 입양관계를 해소해야 하는 사정이 없는 한, 친자관계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취지입니다."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대법원은 특히 숨진 A씨가 입양의 의사가 충분히 있었고 전 아내의 동의도 구한 만큼, 양친관계 성립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