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억 원대 달러화를 해외로 밀반출한 필리핀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방법이 기발한데요, 라면 봉지에 돈을 넣어 운반하는 방식으로 8년 동안이나 적발을 피해 왔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이태원동의 한 주택입니다.
집안에서 통장 수십 개와 돈다발 등이 나옵니다.
외국 사람 이름이 적힌 노트도 눈에 띕니다.
미국 달러화를 해외로 밀반출한 필리핀인 58살 L모 씨 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에는 라면 봉지 하나만 쓰였습니다.
▶ 스탠딩 : 엄민재 / 기자
- "이들은 이런 라면 봉지에 달러화를 넣는 방법으로 범행 사실을 숨겼습니다. 수화물 검색대에 넣어보겠습니다."
가방 안에 옷가지와 휴대전화 충전기, 지갑 등이 엉켜있어 돈은 어디 있는지 쉽게 구분이 안 됩니다.
매번 봉지당 5천 달러, 라면 열 봉지에 5만 달러씩 담겨 필리핀에 보내졌고 이렇게 2004년부터 8년간 송금한 돈만 160억 원에 달합니다.
이 과정에서 L 씨 등은 송금 수수료와 환차익 수익을 포함해 13억여 원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공항 검색대에선 폭발물과 같은 위험물질만 주로 검사하고 있어 적발은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인천공항 관계자
- "보안검색은 총기류, 탄약류, 아니면 도검류, 폭발물 같은 것을 탐색해서 비행기 기내 위험이나 폭발 테러를 방지…."
경찰은 L씨를 구속하고 외화 운반책 29살 여성 L모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유사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
영상취재: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