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순간에 출동해 시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119구급대원들, 정작 구조 과정에서 욕설과 폭행을 당하는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처벌 규정은 강화됐지만, 술에 관대한 문화 때문인지 주취 폭력은 여전합니다.
전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대원에게 욕설을 합니다.
(현장음)
"너 XX, 이 XXX"
급기야 멱살을 잡고 흔들어댑니다.
지켜보던 부인이 말려보지만, 소용없습니다.
구급차에 다가와 행패를 부리는 취객.
출동이 늦었다며 구급대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까지 가합니다.
▶ 스탠딩 : 전정인 / 기자
- "심지어 구급차 안에서도 취객들의 난동이 이어집니다. 공간이 좁다 보니 취객의 폭행에 구급대원들은 속수무책입니다."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구급대원 폭행 건수는 보고된 것만 380여 건에 이릅니다.
대부분 취객들이 저지른 폭행입니다.
구급대원들은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 충격도 크다고 하소연합니다.
▶ 인터뷰 : 이종근 / 119구급대원
- "하나의 생명을 살리고 도움을 주기 위한 역할을 하는데, 실망도 크고 구급대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회의감도 듭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방당국도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구급차에 CCTV를 설치하고, 구급대원을 폭행할 경우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 조항을 강화했습니다.
게다가 소방공무원이 직접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송치할 수 있도록 해 신속하게 대처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처럼 처벌 규정이 강화됐지만 술 문화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 탓에 구급대원들의 수난 시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jji0106@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