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강남 한복판에서 주차비를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일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렇게 불법들이 판치고 있는데도 경찰은 단속의 손길을 놓고 있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현장에 나가봤습니다.
【 기자 】
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 강남의 한 도로변입니다.
검은색 승합차가 들어와 멈춰 서자 건장한 남성이 차에 다가섭니다.
이 남성은 운전자에게 돈을 받더니 이내 사라집니다.
잠시 후 이번엔 소형 버스에 접근해 돈을 챙깁니다.
"작은 차는 3천 원씩 받고 큰 차는 4천 원씩…"
현장에 순찰차까지 왔지만 결국 아무 조치 없이 돌아갑니다.
▶ 스탠딩 : 엄민재 / 기자
- "지금 시각이 3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매일 새벽 이렇게 강남 한복판에서는 주차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돈을 상납하는 건 대리운전 기사들을 목적지까지 태워주는 이른바 대리운전 셔틀 운전자들입니다.
알 수 없는 조직에서 돈을 걷고 있는데, 셔틀 운전이 불법이다 보니 이를 책잡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 인터뷰 : 대리운전 셔틀 기사
- "돈을 안 내면 못 들어오니까 일을 못하는 거죠. 차를 못 대게 하니까…."
하루 수십 대의 차량이 들어오는걸 감안하면, 한 곳에서만 매달 5백만 원 이상을 걷는 꼴입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관련 첩보를 입수했지만 손을 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경기청 광역수사대에서 진행했고 보도가 된 사건이기 때문에 저희는 따로 (수사에) 착수하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하지만, 경기경찰청은 불법 셔틀버스 사업권을 둘러싼 이권다툼을 수사해 이번 건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
따라서 경찰의 해명은 변명과 다름없습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날마다 벌어지는 불법에 기생하는 또 다른 불법에 대해 과연 경찰이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
영상취재: 배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