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로 성충동을 억제하는 '화학적 거세'가 최선의 방법인지는 여전히 논란이 뜨겁습니다.
약물의 효과와 해외 사례, 또 인권침해 가능성은 없는지 이성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화학적 거세에 사용될 약물 '루프린'입니다.
남성의 전립선암이나 여성의 자궁내막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호르몬 억제제의 일종입니다.
이 약물을 몸에 주사하면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아져 성욕이 억제되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태형 /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 "가장 위험한 부작용으로 골다공증이 있을 수 있고 여성형 유방, 안면홍조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성충동 억제 효과도 길어야 석 달밖에 지속되지 않고, 비용도 연간 수백만 원에 달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현재 화학적 거세는 독일과 스웨덴, 노르웨이와 덴마크 등 유럽국가와 미국 일부 주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오리건주에선 지난 2000년부터 성폭력범죄자 79명에게 화학적 거세를 했는데 5년 동안 재범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권침해 논란은 여전히 거셉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범죄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약물투여를 하는 것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성충동 약물치료 법률안 개정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서수정 / 국가인권위원회 과장
- "당사자 동의가 전제돼야 하겠고요. 치료가 목적이기 때문에 형벌 차원이라기보다는 치료 목적에서 시행되어야…."
정부는 심리치료도 병행해 범죄자의 성 도착증을 치료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입증되기 전까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