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의 한 시골 마을이 암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최근 2년 동안 4명의 암 환자가 잇달아 발생했는데, 주민들은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인쇄 공장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내용인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2가구가 사는 경기도 평택의 한 농촌마을.
입구에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 인터뷰 : 주민
- "처음에 들어오니까 엄청 독하더라고. 우리 딸들도 오면 그러는 거야. 엄마 이게 무슨 냄새야? 무슨 냄새야? 저 하나 살자고 여기 주민들이 죽느냐 이거야."
이 마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지난 3월, 췌장암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김선영 씨.
김 씨는 아버지의 암이 마을에 있는 인쇄공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선영
- "(공장에서 나오는) 너무 심한 냄새와 스트레스로 저희 아버지가 고통을 받으셨는데…."
지난해 간암 판정을 받고 1년째 투병 중인 한 이웃도 인쇄공장이 마을 주민들에게 암을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홍상수(가명)
- "암 걸린 건 우리 집에서 딱 나 하나 걸렸죠. 지붕을 아까도 봤다시피 새카만 게 공해가 엄청 많이 발생하는 공장이니까…."
식품 포장지 인쇄를 주로 하는 이 공장이 마을에 들어선 건 지난 2000년.
확인 결과, 공장이 들어온 후 10년째인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 동안 공장 인근의 3가구에 4명의 암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과연, 주민들의 말대로 암 발병이 인쇄공장 때문일까?
▶ 인터뷰 : 박태선 / 환경실천연합회 충북 음성지부장
- "이 공장이 그라비아 인쇄공장이거든요. 거기에 주로 쓰이는 게 톨루엔이라는 성분이 들어가 있어요. 톨루엔 성분이 많이 마시고 오래되다 보면, 심하면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정광재 / 기자
- "보시는 것처럼 문제의 공장과 주택은 아주 가깝습니다. 공장에서 날아오는 분진에 톨루엔이라는 물질이 포함돼 있어 암을 유발했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입니다."
문제의 공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 인터뷰 : 인쇄공장 관계자
- "나가세요. 인터뷰 사절하겠습니다."
해당 공장이 지난해 9월 오염물질 저감장치 없이 불법 운영해 사용중지 명령이 내려진 것도 밝혀졌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유해물질을 여과 없이 그대로 배출한 겁니다.
▶ 인터뷰 : 김선영
- "시청에도 제기했죠. 2008년부터 민원을 제기했는데 나왔을 때는 몰랐다, 몰랐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평택시청은 자신들이 할 도리는 다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입니다.
▶ 인터뷰 : 평택시청 관계자
- "행정적 조치는 다 했습니다. 할 건 다 했죠."
관할 지자체와 공장이 침묵하는 사이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 jkj@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