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는,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금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반도체 공장에서 불량 처리된 금을 몰래 빼돌려 판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렇게 빼돌린 금만 무려 천 돈, 시가로는 2억 원이 넘습니다.
보도에 오택성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파주의 한 반도체 제조 공장.
29살 김 모 씨는 이곳에서 반도체 실금 부착라인 반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실금은 반도체 구성인자들을 연결하는 전선으로 반도체의 핵심 부품.
제조 과정 중 끊어진 실금은 반납해야 하지만 김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제출하지 않고 조금씩 모아 빼내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반도체 공장 전 직원
- "한꺼번에 많이 갖고 나오면 표시 나니까 조금씩 빼냈어요. 한 번 갖고 나올 때 2돈, 3돈 이런 식으로."
22살 조 모 씨 등 여직원 2명 역시 지난해 6월부터 이런 식으로 실금을 빼돌려 서울의 금은방에 팔아넘겼습니다.
지난 1년간 58차례에 걸쳐 이들이 빼돌린 금의 양은 천여 돈, 시가로 치면 2억 4천만 원에 달합니다.
천돈 넘는 금이 빠져나갔지만 회사는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반도체 공장 관계자
- "한정된 부서에서만 보기 때문에 빠져나가는지 몰라요."
반도체에 쓰이는 실금은 순도가 높아 쉽게 팔렸습니다.
▶ 인터뷰 : 금은방 주인
- "실금이 (금은방에) 들어오는 다른 금보다 순도가 더 높아서 (처리하기 좋았습니다.)"
경찰은 김 씨 등 직원 3명과 장물업자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주도적으로 금 매입에 나선 장물업자 신 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 logictek@mbn.co.kr ]
영상취재: 배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