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노점 협회'를 만들어 노점상들로부터 수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노점을 관리하는 관할 구청의 허술한 관리가 범행을 도왔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이화여대 앞 거리.
지난 2008년부터 서대문구청에서 '이대 특화 거리조성' 사업을 실시하면서 노점이 합법화된 곳입니다.
이 곳에서 노점상들을 협박해 관리비 명목으로 2년 넘게 매달 4만원씩 뜯어낸 39살 강 모 씨 등 7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가짜 '노점 협회'를 만들어 간부 행세를 하며 영업을 계속하려면 돈을 내라고 협박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노점상 주인
- "'자리를 팔아라.' 그랬더니 협박을 하는 거예요. '평생 가지고 있어라. 네가 장사를 잘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심지어 노점을 팔게 만들어 판매 대금까지 가로챘는데 이렇게 뜯어낸 돈이 7천만 원이 넘습니다.
▶ 스탠딩 : 오택성 / 기자
- "문제는 구청이 노점의 영업을 허가만 해놓고 관리를 부실히 한 데에서 비롯됐습니다."
특화 거리로 조성된 이후 노점에 대한 구청의 실태 파악이 거의 없다보니 그 틈을 가짜 노조 협회 회원들이 파고들어 돈을 뜯어낸 겁니다.
실제 강 씨는 직접 노점 관리 카드까지 만들어 판매를 알선할 뿐 아니라 노점상의 명의까지 마음대로 바꿨습니다.
해당 구청은 관련 규정이 없어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 인터뷰 : 서대문구청 관계자
- "우리 구청 지침을 보면 그런 규정이 없고, 서울시에서도 내려온 것도 없고…. 규정이 없어요 없어.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구청의 허술한 행정에 힘없는 노점상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 logictek@mbn.co.kr ]
영상 취재: 김회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