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업체의 이메일을 해킹해 수억 원의 무역대금을 가로챈 미국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보안 시스템이 허술한 중소기업이 많이 당했는데, 이런 해킹이 최근 많다고 하니 기업들, 조심해야겠습니다.
김순철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외국인이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합니다.
이 남성이 찾은 돈은 1천7백만 원.
러시아 수입업체가 국내 가죽회사에 보낸 물품대금을 미국인 49살 A씨가 중간에서 가로채는 장면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수법은 간단했습니다.
국내 업체의 이메일을 해킹해 거래 내역을 미리 알아낸 뒤 A씨의 계좌가 적힌 가짜 송장을 보내 수출업체가 입금하는 돈을 중간에서 통째로 가로챈 겁니다.
국내 업체들이 계약을 할 때 이메일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 인터뷰 : 곽 모 씨 / 피해업체 직원
- "돈 좀 보내달라고 메일을 보내면 제 메일을 해킹해서 다시 보내고 오는 메일을 중간에 가로채서 나한테 위로 메일을 보내고…."
이렇게 가로챈 돈은 25만 달러, 우리 돈으로 2억 8천만 원에 달합니다.
대기업의 경우 보안시스템이 잘돼 있어 해킹 자체가 어렵지만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쉬워 범행의 표적이 됐습니다.
▶ 인터뷰 : A씨 / 피의자
- "전화로 어디서 인출해서 어디로 전달하라고 지시를 받으면…."
경찰에 붙잡힌 미국인 A씨는 현금 인출만 담당했습니다.
이메일을 해킹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주도한 나이지리아 일당은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하고 나이지리아 조직을 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jasmine83@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