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법부 사상 처음으로 임명된 시각장애인 최영 판사가 참여하는 재판이 공개됐습니다.
최 판사의 공정한 판결 뒤에는 모든 자료를 귀로 듣고 파악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법정에서 노트북을 앞에 두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판사.
첫 시각장애인 판사인 서울 북부지방법원 최영 판사입니다.
글자가 빼곡한 문서가 대부분인 재판 증거 자료는 시각장애 1급인 최 판사가 들을 수 있게 바뀝니다.
자동 프로그램을 쓰거나 업무 보조인이 서류를 읽고 녹음해 컴퓨터 음성파일을 만들면 최 판사는 청취하는 식입니다.
최 판사가 소속된 제11민사부가 지난 2월부터 36건을 처리할 정도로 재판 진행에는 문제가 없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최 판사는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이 판사 일을 하게 될 정도로 법원 조직은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최영 / 서울 북부지방법원 판사
- "여성 판사님이나 검사님이 들어올 때 많은 준비가 있었고 여성 판사님들도 잘 적응했다고 합니다. 두 달 남짓인데 법원도 변화해가고 저 자신도 변화해가는 것 같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아닌 한 명의 새내기 판사로서 사법권이 주는 막중한 책임감은 늘 치열한 고민거리입니다.
▶ 인터뷰 : 최영 / 서울 북부지방법원 판사
- "시각장애인 판사라서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판사라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법원 측은 최 판사가 배당받는 사건 수가 다른 판사의 40% 수준이지만 지원 방안을 더 개발해 이를 점차 늘릴 예정입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just@mbn.co.kr ]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