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각박한 생활,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차는 단순한 마실 거리가 아니다. 건강을 위해, 누군가와의 만남을 위해, 그리고 상처받고 피곤한 자신의 내면을 치유하기 위해 현대인은 오늘도 차를 마시고 있으며, 그 안에는 다양한 의미와 문화가 담겨있다.
그런데 커피의 습격이 시작됐다. 커피 점포수가 지난해 1만여 개를 넘어서며 3년만에 무려 51%가 늘어났다. 이 사이 국민들은 커피매니아가 됐다. 지난해 한국인이 마신 커피는 총 232억 6900만잔으로 성인 한 명이 1년에 무려 670잔을 마셨다. 이에따라 지난해 커피 원두 수입량은 11만 7천톤으로 사상최대규모가 됐다. 이른바 '커피공화국'이 된 것이다.
이같은 커피의 습격으로 녹차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심지어 인사동의 찻집조차 커피를 팔고 있다. 커피를 팔지 않으면 매장 유지가 힘든 실정이다.
실지로 녹차의 인기가 높았던 2008년 보성의 녹차 재배면적은 11.64 km에 달했지만 2008년 이후 하향세로 전환되고 말았다. 녹차 소비량 역시 급격히 줄어 최근에는 1인당 1년에 0.05g 밖에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녹차 수확 기간을 맞아 '시사기획 맥' 취재팀이 보성 차밭을 방문했다. 하지만 활기를 띤 관광산업과 달리 녹차의 소비가 정체되면서 잎차를 비롯한 녹차 제품의 판매율은 그리 만족스럽지만은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그 수와 종류를 늘리고 있는 커피브랜드들과 비교하면 초라하기까지 한 성적. 세계적으로는 차 소비량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유독 한국인들만은 정체상태. 게다가 한국인들이 1년에 소비하는 녹차의 양은 단 0.05g
왜 요즘 사람들은 녹차를 마시지 않는 걸까? 커피는 되고 녹차는 안 되는 이유, 더불어 더 새롭게 녹차를 즐기는 방법까지. 차의 트랜드 속에 녹아있는 우리의 모습을 <시사기획 맥>에서 주목해봤다.
최은수기자 / eunsoo@mk.co.kr
<<시사기획 맥 12일(토) 밤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