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부산 노래방 화재 참사 때 인명 피해가 컸던 건 불을 빨리, 제대로 끄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불을 내는 실험을 해 봤더니 불이 갑자기 커지는 역류 현상이 치명적이었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사방이 막힌 밀실에 한쪽 면만 밖에서 보이도록 해놓고 불을 붙였습니다.
5분이 지나도 연기만 새어나올 뿐 불의 실체는 밖에선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9분 뒤, 밀실의 한쪽 아크릴판이 떨어지자 불이 갑자기 커지고 연기가 걷잡을 수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산소가 없는 공간에선 웅크리고 있던 불이 한쪽 면이 없어지며 폭발하는 역류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이렇게 불이 커지자 사람이 생존 가능한 시간은 최대 14분인 걸로 실험 결과 나타났습니다.
이번 부산 참사 때도 이 역류현상이 일어나기 전 불을 끄던지 손님을 대피시켜야 했습니다.
하지만, 노래방 종업원들이 섣불리 자체 진화를 하느라 시간을 보냈고 생존 가능 시간을 넘어 불을 인지한 지 18분 만에 소방대 구조가 시작됐습니다.
▶ 인터뷰 : 정야동 / 부산진소방서 예방안전과장
- "문을 열게 되고 급격히 연소가 일어나면서 화염이 밖으로 분출되는 현상을 거치지 않았나…."
밀실 화재는 뿜어져 나오는 가스도 치명적입니다.
산소가 부족한 방의 특성상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기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인 일산화탄소 배출량이 유독 많습니다.
▶ 인터뷰 : 김흥열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센터장
- "밀폐 공간은 화염은 성장속도가 어느 정도 둔화되지만 연기나 유독가스를 포함하는 것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거죠."
소방방재청은 노래방 같은 밀폐형 구조 영업장에는 방마다 간이 스프링클러를 달도록 대책을 마련했지만, 실제 소규모 영업장까지 손길이 미칠지는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just@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