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가 나면 늘 그렇듯, 이번 부산 노래주점 화재도 결국 인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비상구가 3개나 있었지만, 쓸모가 없었고, 건물 미관과 방음을 고려한 통유리는 오히려 사람들의 탈출을 막았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소방관들이 노래방 출입구와 계단을 통해 쓰러진 손님을 구출해 나옵니다.
노래방 안 매캐한 연기와 유독가스, 불길 때문에 비상구를 찾지 못하고, 복도에 쓰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손님도 탈출에 애를 먹었다고 호소합니다.
▶ 인터뷰 : 탈출·병원 이송 환자
- "시야가 아예 안 보일 정도로 연기가 너무 많이 난 거에요. 일어서서 보니까 출입구 쪽에는 아예 불이 다 나갔고요."
노래방 안에 비상구가 3개나 있었지만, 모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상구는 주 출입구 반대편에 설치하지만, 이 노래방 비상구 2곳은 발화지점과 주 출입구 주변에 있었습니다.
사실상 비상 탈출 경로가 한 곳에 몰린 것입니다.
또, 나머지 비상구 1곳도 부속실로 쓰이고 있어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화재 안전보단 건물 미관과 방음을 우선한 외벽 전체 고강도 통유리도 손님들의 탈출을 막았습니다.
창문 하나 없는 이 강화 유리와 간판 때문에 사다리를 통한 대피나 화재 진압, 구조 활동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탈출 손님
- "직원들이 플래시 같은 걸로 비춰줘서 계단으로, 처음엔 화장실에 갔다가 계단으로 올라갔거든요."
대형 화재 때마다 항상 되풀이되는 인재 논란, 하지만 소를 잃고 나서도 외양간은 제대로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정운호·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