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초등학교 女학생도 '뚫어 빵'

【 앵커멘트 】
혹시 '뚫어 빵'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대신해 술·담배를 사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행위라고 하는데요.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이 이 '뚫어 빵'을 애용할 정도로 청소년 흡연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고양의 한 중학교 부근 공원.

벌건 대낮인데도 학생들의 손엔 여기저기 담배가 들려 있습니다.

취재진을 피해 도망가는 학생들을 쫓아가 흡연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 인터뷰 : H 중학교 학생들
- "(담배를 피우게 된 이유는?) 아, 그냥 열 받아서요."

인근 아파트 단지 경비원은 아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 인터뷰 : 인근 아파트 경비원
- "돌 던지고 도망간다니까, 뭐라고 하면. 그러니까 뭐라고도 못하고 그러는 거요, 나이 먹고."

이처럼 학생들 흡연이 일상화된 것은 그만큼 담배를 구하기 쉽다는 의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명 '뚫어 빵'.

담배를 뜻하는 은어, 즉 '빵'을 대신 사다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행위를 말합니다.

최근 이 같은 '뚫어 빵'으로 학생들에게 담배 천200여 갑을 사주고, 489만 원을 챙긴 2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26살 선 모 씨는 '뚫어 빵' 명함 3천 장을 일선 초·중학교에 뿌린 뒤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담배 1갑당 수수료 2천 원을 챙겼습니다.

6천 통의 전화기록 중 500명을 추려 150명을 조사한 결과 10%는 여학생, 초등학생도 대여섯 명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심지어 2002년생, 우리 나이로 11살의 초등학교 여학생도 이 '뚫어 빵'을 통해 담배를 피웠습니다.

▶ 인터뷰 : '뚫어 빵' 적발 학생들
- "(초등학교 5학년이 담배 피웠다는 얘기 듣고, 어떤 기분이 들었어요?) 좀 버릇없다고…. 너무 어려요. (다 언제부터 피웠어요?) 중 1이요."

경찰은 선 씨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학교 부근 '뚫어 빵'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