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학교폭력에 무너지는 공교육, 과연 강력한 단속만이 해법일까요.
이른바 '일진'이란 학생들에게 위압적인 조치 대신 분노 조절과 상호 소통법 등을 알려주는 경찰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현장음))
"어르신! 안마해 준 데요, 학생이. 안마해 준 데요. 예! 안마받으세요!"
경기도 용인의 한 양로원.
학생들이 요양 어르신들께 안마와 함께 말벗을 자청했습니다.
적적했던 양로원은 손자뻘 학생들 덕분에 간만에 시끌벅적합니다.
((현장음))
"(시원하세요?) 어? (시원하세요?) 어, 시원하네."
놀랍게도 이들은 경기도 성남과 용인의 중학교에서 소위 일진 행세를 했던 학생들.
어제까진 학교에서 힘을 과시했지만, 이곳 양로원에선 어두운 얼굴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경기도 성남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프라모델 조립에 몰입해 있습니다.
하지만, 강사는 학교 선생님이 아닌 심리 상담을 전공한 경찰관.
어떻게 조립하고 색을 입히는지,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현장음))
"항상 옆을 칠할 때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아~ 아~)"
프라모델 조립을 통해 학생들은 분노를 조절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일선 학교에서 먼저 요청했던 경찰의 이 프로그램은 학생 스스로는 물론 교사와 학부모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경찰은 학교폭력 단속과 함께 일진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를 상대로 이 선도 프로그램을 계속 전파해 나갈 계획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