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화제의 '분당선 담배녀'를 MBN이 직접 만났습니다.
취재진에게 음식을 권하기도 하고, 친절하게 맞이해 주는 그녀의 모습은 정상인과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욱하는 행동의 원인이었던 거죠.
최은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하철 안에서 담배를 피우던 여성.
시민이 담배를 빼앗자 격하게 반응합니다.
며칠 뒤 다시 담배를 피우다 제지하던 시민에게 맥주를 끼얹기도 하고, 그러다 얹어맞기까지 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기 어려운 상황.
그녀의 행방을 추적해보니 불과 한 달 전까지 경기도 분당에서 카레 음식점을 운영하던 여사장이었습니다.
▶ 인터뷰 : 지역주민
- "이 동네 사는 분이야. 이 옆에 살고, 가게는 이 아파트 지하에서 카레 가게인지 뭔지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한 달 만에 음식점은 물론 그녀의 집까지 폐허로 변했습니다.
설득 끝에 함께 식사하기로 하고 식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길, 그녀는 한 발 앞서 음식점으로 안내하고 음식을 손수 덜어주기도 했습니다.
동영상 속 난폭한 모습은 사라진 채 보통 사람과 다름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 인터뷰 : '담배녀'
-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안 좋은 일 있으셨잖아요) 네, 많았죠. (누가 그 영상을 찍어서 인터넷에 퍼져 있는 것 아세요?) 모르죠. 저는 인터넷 안 봐요. (왜 그렇게 싸우신 거예요?) 그만 이야기 해요. 맞을 짓 했겠죠. 제가…"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고 자신의 행동을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담배녀'
- "(담배는 왜 피우셨어요?) 피우고 싶어서 피웠죠. 제가 타는 칸은 금연구역이 없어요. 한번 보세요. 나중에. 흡연구역이에요."
수소문 끝에 만난 가족들은 그녀의 변한 모습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지러운 집안을 본 어머니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담배녀' 어머니
- "이게 술병이야? 완전히 미쳤다. 이걸 어떻게
가족들은 그녀가 배신의 상처로 힘들어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정신과 전문의는 그녀에게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내렸습니다.
그녀는 가족의 동의 하에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새 삶을 찾기 위한 재활에 들어갔습니다.
MBN 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