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상버스라고 들어보셨지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차체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 대신 경사판이 설치된 버스를 말하는데요.
이 저상버스가 도입된 지 벌써 10년이 다 돼 가는데도 아직 장애인들을 태우기에는 그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하반신 마비로 전동휠체어를 타는 황인준 씨는 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습니다.
일반 버스는 계단이 있어 탑승이 어렵고,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저상버스는 그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이곳은 영등포 구청 앞 정류소입니다. 실제로 몇 분만에 저상버스가 도착하는지 함께 기다려 보겠습니다."
승객을 싣고 내리고 수많은 버스가 정류소를 지나쳐 가는데도 저상버스는 올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26분이요? 앞으로 한 20분 더 기다려야 해요."
배차간격은 8분이지만 저상버스가 도착하는 데는 최소 30분 이상 걸립니다.
이렇다 보니 장애인의 저상버스 이용률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황인준 / 장애인센터 '이음' 사무처장
- "한 번씩 탈 때마다 시간이 걸리니까 다른 시민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저는 저상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아요…."
국토해양부는 지난해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31.5%를 저상버스로 채우겠다고 약속했지만, 예산이 삭감되는 바람에 12%에 그쳤습니다.
그래도 시내버스는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아예 저상버스가 도입이 안 된 곳도 있습니다.
▶ 인터뷰 : 남병준 /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
- "고속버스, 마을버스 등에는 아예 법적인 규정조차도 없는 상황입니다. 장애인들에 대한 시내 이동만으로 제한된 상황입니다."
선진국에선 이미 보편화 됐는데도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기만 한 저상버스.
확충이 시급합니다.
▶ 인터뷰 : 주귀옥 / 동작구 사당동
- "서울에 살아도 안 가본 데가 많으니까. 가고 싶은 데가 많죠. 몸이 말을 안 들으니까…."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