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거머리는 물에서만 사는 걸로 알려졌는데요.
땅에 사는 거머리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김한준 기자입니다.
【 기자 】
3cm 정도 크기의 지렁이같이 생긴 생물이 낙엽 위를 걸어다닙니다.
목표는 바로 사람.
운동화 주위를 맴돌며 옷으로 가려지지 않은 곳을 찾더니 양말 위 맨살을 공격합니다.
30분이 되자 멀쩡했던 다리가 바람을 넣은 듯 크게 부풀어 오릅니다.
이 생물의 정체는 바로 산 거머리.
가거도 독실산에서 발견돼 '독실산 거머리'라고 불립니다.
국내에서 땅에 사는 거머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로 낙엽 속이나 바위 밑 등 습도가 높은 곳에 사는데, 기온이 낮을 때는 땅속에서 머물다 온도 25℃, 습도 60% 이상일 때 활동을 시작합니다.
숲의 이동통로에서 대기하다가 사람이나 동물의 움직임 등을 감지해 사냥합니다.
한 번에 평균 1㎖의 피를 빨아먹는데, 최대 6㎖까지도 가능합니다.
▶ 인터뷰(☎) : 박태서 /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
- "질병을 옮길 가능성은 없고, 흡혈할 때 마취성분을 분비하기 때문에 사람이나 동물들이 전혀 통증을 못 느끼며, 항응고제 때문에 흡혈 후에도 흡혈 부위가 지혈이 안 되는 등…."
다행히도 독실산 거머리는 현재 내륙과 멀리 떨어진 가거도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가 아열대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흡혈 산 거머리의 분포지역도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영상편집 :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