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고리원전 정전 사고는 발전소장이 은폐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전 불감증과 도덕적 해이가 만들어낸 사고였습니다.
보도에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9일 밤, 고리원전 1호기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려면 냉각 펌프를 돌려야 하는데 펌프를 돌리지 못했습니다.
정전 시간은 12분, 원자로가 가동 중이었다면 방사능 유출이라는 재앙을 낳을 수도 있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직원의 실수로 확인됐습니다.
지시와 절차를 어겼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강창순 /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 "이번 사건의 근본원인은 일부 원전 관계 종사자들의 안전 의식 결여에 있었습니다."
당시 발전소장은 사고 소식을 들은 뒤 보고는커녕 은폐에 나섰습니다.
사고 당시 움직이지 않았던 비상 발전기는 지난달 26일에 또다시 가동되지 않았는데도 이마저도 쉬쉬했습니다.
▶ 인터뷰 : 유국희 /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정책국장
- "(발전소장이) 국민 여론과 고리 1호기 완벽 운영에 대한 심한 심적 부담감, 이런 것들로 인해서 대내외 보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런 상황을 감독하기 위해 원전에 파견된 안전위원회 주재관은 한 달이 넘도록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서균렬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부실점검에 부실보고까지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지식경제부, 안전위원회 전부 연루돼 있습니다."
안전위원회는 발전소장을 비롯해 관련자들은 사법 기관에 고발하고, 고리원전 1호기는 안전이 확인되면 다시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 2kwon@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