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하나뿐인 조선시대 측우기가 4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수백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그 정교함과 정확도는 지금도 세계 최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대부분의 백성이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조선시대.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습니다.
물의 관리를 놓고 고민하던 세종대왕은 결국 1441년 빗물을 재는 그릇인 측우기를 만들어냅니다.
강우량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 전 세계적으로 없던 상황에서 이룬 쾌거였습니다.
570년이 지난 지금, 단 하나 남아 있는 조선시대의 측우기가 공개됐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 뺏겼던 것을 1971년 찾아왔는데, 그동안 금고 속에 보관되다 40년 만에 공개된 것입니다.
▶ 인터뷰 : 조석준 / 기상청장
- "1971년도에 기상대장 하시던 양인기 박사께서 일본으로부터 측우기를 받아왔다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측우기는 세종 시대의 것이 아닙니다.
최초의 측우기들은 임진왜란으로 모두 소실됐고, 이 측우기는 헌종 3년이던 1837년 만든 제품입니다.
충청도 금영에 설치돼 '금영 측우기'로 불립니다.
시대는 다르지만 세종 시절 만들어진 측우기와 크기는 물론 성능까지 거의 똑같습니다.
▶ 인터뷰 : 전영신 / 국립기상연구소 과장
- "위와 아래의 지름이 똑같고 원통형이어서 어느 방향으로 빗물이 들어오더라도 같은 양이 채워질 수 있는 아주 과학적인…."
조선시대 과학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금영 측우기는 오는 23일까지 전시됩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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