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대출을 해주겠다며 통장과 현금카드를 넘겨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팔아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카드를 보낸 피해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처벌받을 상황입니다.
원중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회사원 29살 김 모 씨는 지난달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전화를 받고 통장과 현금카드를 넘겨줬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대출을 받기는커녕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 씨의 통장이 보이스피싱에 쓰이는 대포통장으로 둔갑했던 겁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자
-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범죄에 이용될지는 전혀 몰랐어요."
27살 김 모 씨 등 일당 9명은 이렇게 소액 대출을 빌미로 통장과 카드를 넘겨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팔아넘겼습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이들은 인터넷에 공개된 실제 대출상담사의 이름과 등록번호를 사칭해 의심을 피했습니다. "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팔아넘긴 카드만 530여 장.
이 가운데 실제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카드 309장은 장당 10만 원씩 받아 챙겼습니다.
문제는 넘겨진 통장과 카드로 인한 피해액이 19억 원에 달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자가 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최형욱 /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
- "대출을 미끼로 현금카드나 통장을 보내라는 경우 100% 사기이기 때문에 절대 보내시면 안 되겠습니다."
경찰은 김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일당 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 june12@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