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이 남긴 아픔 속에서도 일본은 재건과 복구 사업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사라지더라도 일본이 해야 할 일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년 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못지않은 피해를 봤던 센다이 시청.
지금도 건물 곳곳마다 금이 간 흔적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한창입니다.
또, 건물 내부를 지탱하는 지렛대 장치를 청사 전체로 확대했습니다.
나아가 센다이시는 해안 고속도로가 쓰나미 피해를 막은 일등공신이라고 보고, 도로를 추가로 놓는 한편 지하 대피구역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우메나이 / 센다이시 지진부흥실장
- "제방으로 막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조건 대피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재해의 교훈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더욱 시급한 것은 효과적인 방사능 차단 방안과 함께 방사능 공포를 잠재우는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방사능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수치가 많이 감소하지만, 지금도 방사능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초,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20km를 기준으로 하는 경계구역 등을 전면 수정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마쓰모토 / 나미에마치 가설주택 거주
- "(정부를) 어느 정도는 믿고 있지만, 일본에는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은 반만 들으라는 속담이 있어요."
더구나 원전 냉각수 방류 등에 대해 주변국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주민 생업 등 시민들의 일상을 되찾게 해주는 일입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일본 후쿠시마)
-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1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부흥, 즉 재건·복구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죽음의 땅으로 변한 원전 주변 지역처럼 주민들의 마음은 좀처럼 치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1년이 지난 만큼, 이제 동일본 대지진은 서서히 기억 속으로 가라앉게 됩니다.
하지만, 그 기억을 과연 어디에 남겨둘 것인가는 이제 일본인들의 영원한 숙제가 됐습니다.
▶ 인터뷰 : 호리 / 도호쿠대 약학부 3학년
- "피해지역에 사는 사람으로, 큰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본 후쿠시마에서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