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1년을 되돌아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대재앙 이후 일본은 재건·복구에 전력을 쏟고 있지만, 그 끝은 보이질 않습니다.
MBN 취재진이 쓰나미로 주민 3천여 명이 숨져 '절망의 땅'이 된 한 어촌을 찾았습니다.
마르지 않는 주민들의 눈물, 일본 미야기에서 갈태웅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지난해 3월 대지진과 쓰나미로 폐허가 됐던 일본 최대 꽁치 산지, 미야기현 오나가와쵸.
당시 손조차 댈 수 없을 것 같았던 그곳,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일본 미야기)
- "일본 미야기현 오시카군 오나가와쵸 사무소입니다. 물에 젖은 거대한 문서 더미가 말해주듯이 대지진 1년이 지난 지금도 이곳은 피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돌진한 승용차는 여전히 두꺼운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의장과 사무국장 푯말이 선명한 오나가와쵸 지방의회 시계는 멈춘 지 오래입니다.
침하된 방파제와 90도로 넘어진 건물, 동북부 미항이었다는 과거는 옛 영광일 뿐입니다.
옛 모습은 그저 기억으로 더듬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사사키 다쿠야
- "여기가 공부방, 여기가 욕실, 저쪽이 부엌이었어요. 그렇지, 할머니?"
야산에 있어 그나마 큰 화를 면한 지역 병원에도 쓰나미가 할퀸 흔적이 선명합니다.
집앞 문턱에서 쓰나미가 멈췄다는 기무라 씨 부부를 만났습니다.
당시를 생각하면, 노부부는 눈물부터 솟구칩니다.
▶ 인터뷰 : 기무라 료코
- "당시엔 너무 비참했어요. 먹을 것도 없고, 추위에 떨었고, 또 우연히 무릎 수술을 한 뒤 지진 직전에 퇴원해 걷기도 어려웠어요."
만여 명의 주민 중 3천여 명의 희생된 오나가와쵸, 부부도 친척 11명과 친구 3명을 잃었습니다.
특히, 수십 년간 합창단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친구 3명은 도저히 뇌리 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지진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료코 할머니,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북받치는 눈물뿐입니다.
▶ 인터뷰 : 기무라 료코
- "(친구들과) 다시 함께 합창을 하고 싶어요. 그 마음이 가장 간절해요. 다시 만나고 싶어요. 그것이 사는 낙이었기 때문에 너무 안타까워요. 그것만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요."
일본 미야기에서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