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을 부풀린 허위계약서로 수백억대 불법 대출을 받아낸 분양업자와 은행 직원 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대출 받은 금액이 넉 달 만에 무려 2백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동안 미분양 사태가 계속됐던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
지난해 3월, 분양업체 대표 54살 박 모 씨 등은 미분양세대 백여 가구를 분양가 절반 가격에 산 뒤 다시 내놨습니다.
하지만 분양이 잘 되지 않자 은행 대출금만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꼬드겼습니다.
▶ 인터뷰 : 분양 사무실 관계자(지난해 9월)
- "원하시면 대출은 뭐 원하시는 만큼 해드릴 수 있습니다. 일반 1·2금융권 가시면 많이 나와야 3억 2천…."
아파트 시세보다 매매가를 부풀리는 이른바 '업-계약서'를 이용한 겁니다.
▶ 스탠딩 : 전정인 / 기자
- "대출 과정에서 은행 직원과 감정평가사가 이 사실을 묵인해 이 아파트를 은행 담보대출만으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 대가로 은행 직원 구 모 씨는 대출 건당 6백만 원의 수수료를 받아 모두 1억 5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숙자 등의 명의를 빌려 대출을 받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분양 브로커
- "분양 업자들이 모집을 빨리하려고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지난해 5월부터 넉 달 동안 발생한 부실 대출만 모두 200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박 씨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은행 직원 구 씨 등 3명을 구속했습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jji0106@mbn.co.kr]
(영상 편집 : 김회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