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털보다는 거위털이 더 보온효과가 뛰어나 서 훨씬 더 비싸게 팔립니다.
인터넷 공동구매를 통해 거위털 침낭을 샀는데 성분 분석해 보니 오리털이었습니다.
이상범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침낭업체가 만들어 인터넷 카페에서 공동구매로 판매됐던 침낭입니다.
보온재가 거위털 침낭인데도, 싼 가격에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팔려 나간 게 적게는 5천 개, 많게는 1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캠핑에 사용한 소비자들이 터무니 없이 싼 가격과 겉감의 재질, 냄새 등을 따져봤을 때 거위털 침낭이 아닌 것 같다며 잇따라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급기야 일부 소비자들은 자비를 들여 한국의료시험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검사 결과 거위털 침낭에 들어간 보온재는 대부분 오리털로 나타났습니다.
거위털 없는 '거위털 침낭'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김경환 / 거위털 침낭 구매자
- "거위털이 주는 보온력을 기대하고 갔다가 추위를 만나서 오리털로 덮으면 생명과도 직결이 되기 때문에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스탠딩 : 이상범 / 기자
- "같은 카페에서 판매한 보온바지입니다. 거위털로 만들었다고 했지만 성분 분석 결과 역시 오리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런 문제 제기와 관련해 현재 해당 카페의 판매자와 제조사 측과 전화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다만 카페에 올린 공지사항을 통해 국가 공인기관에 샘플 검사를 한 결과 모두 거위털 침낭으로 확인됐다며, 제품을 허위로 몰아가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하 / 변호사
- "대외적으로 표시한 혼성율에 대해서 제조자는 고의적으로 속였을 수 있고, 판매자는 고의 아니면 과실로 제품을 가감없이 바로 판매했기 때문에 민사책임을 당연히 져야 되고요. 고의가 입증되면 사기죄에 해당하는 형사처벌도 잇따르게 됩니다."
못믿을 인터넷 공동 구매가 4천억 원을 바라보는 캠핑용품 시장을 위축시키지는 않을까 우려됩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 boomsang@naver.com ]
영상취재: 박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