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치료를 받고 나오는 어르신들을 상대로 한 약품 판매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5만 원도 채 안 되는 가짜 약을 350만 원에 파는 약값 뻥튀기 사기인데요.
김태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회기동의 한 병원 앞.
지난해 말 72살 임 모 할머니는 병원을 나서다 솔깃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50대 여성 두 명이 다가오더니 허리에 특효가 있다며 500만 원짜리 약을 350만 원에 팔았습니다.
하지만, 임 할머니가 건네받은 것은 시중에서 5만 원도 채 안 되는 가짜 약이었습니다.
결국, 할머니를 속여 돈만 갖고 달아난 겁니다.
▶ 인터뷰(☎) : 동대문 경찰서
- "노인 상대로 해서 허리 특효약이라 350만 원 편취 해서 갔는데 그거 잡으려고 CCTV 확인해서…"
▶ 스탠딩 : 김태욱 / 기자
- "노인들이 가짜 약이나 불량 의료기 등을 속아서 사는 사기 피해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원에 접수된 70세 이상 피해 상담 건수는 2009년 1천4백여 건에서 지난해에는 6천5백여 건으로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악덕 상술로 피해를 봤다는 상담 건수만 2010년에는 200건을 넘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해자 (79세)
- "감기도 안 걸리고 다 좋다고 하더라고요. 하나 효과 없어…"
▶ 인터뷰 : 박 모 씨 / 피해자 (78세)
- "쪽지 하나씩 줘. 어디로 어디 가서…"
심신이 허약한 노인들로선 사기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 인터뷰 : 황진자 / 한국 소비자원 약관팀장
- "노인분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나 외롭고 건강에는 심약한 상태입니다. 이런 피해를 소비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방문판매법에서 규제할 필요가…."
해마다 노인들을 상대로 한 악덕 상술이 끊이지 않으면서 어르신들을 위한 피해 방지 대책 마련도 시급합니다.
MBN뉴스 김태욱입니다. [mari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