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의 한 목사가 기도로 자신의 자녀들 감기를 고친다며 내버려뒀다가 아이 3명이 숨졌습니다.
또 이 목사는 아이들을 살려낸다며 열흘 동안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용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전남 보성군 보성읍 한 교회.
지난 1월 중순, 이 교회 목사 박모씨는 자신의 자녀 4명이 감기에 걸리자 병원을 찾아 약을 지어 먹였습니다.
효과가 없자 박씨는 교회 안에 있는 방안에서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안수기도를 했습니다.
결국, 지난 1일 10살 난 큰딸이 숨지고 다음날 오전 5살과 3살 난 아들들까지 숨졌습니다.
박씨는 아이들이 숨지자 다시 살려낸다며 열흘 가까이 숨진 아이들은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박ㅇㅇ 목사
- "(아이들을) 화장하거나 매장하면 다시는 못보고 그래서 혹시라도 그냥 좀 놔두고 기도를 하면 (살아나지 않을까?) 그랬던 것이 이렇게 됐어요."
경찰은 부패가 심하게 진행돼 교회 안에까지 악취가 진동했으나 신도들이 대부분 노인으로 이뤄져 발각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 박씨가 폐렴으로 죽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다른 가능성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아이들)죽었다고 자기들(목사 부부) 진술에 의해서 (수사)하고 있는데, 혹시 약을 먹이지 않았나, 그렇지 않으면 금식기도를 했다는데 밥을 주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경찰은 시신을 국립수사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하고 박씨 부부는 유기 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입니다.
네 명의 자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살짜리 막내딸은 친척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뉴스 최용석입니다.
[ yskchoi@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