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횡령 직원 퇴직위로금 파문 사태는 이미 지난해 외부 경영진단에 의해 예견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이 같은 진단 결과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조중연 회장의 대국민 사과 발표와 전직 직원 형사고소로 번진 대한축구협회 횡령 직원 퇴직위로금 파문 사태.
하지만, 이는 이미 지난해부터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축구협회가 한 컨설팅 업체에 의뢰했던 중장기 발전 전략 보고서입니다.
이번 파문의 핵심, 퇴직위로금 산정·지급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정확하게 명시돼 있습니다.
한 해 예산 천억 원에 달하는 축구협회에 회계 담당 직원은 고작 두 명뿐이란 사실도 지적됐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전 대한축구협회 회계 담당 직원
- "(저를 포함해) 3명이 (회계를 담당)했어요. 그러다가 한 분이 계약직이었기 때문에 작년에 퇴직하고 2명이 계속했죠. 그러니까 종일 전표만 치다가 오는 겁니다."
또, 축구협회 이사회에서 축구인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협회의 다양한 기능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점도 지목됐습니다.
행정이나 경영전문가의 이사 선임이 절실하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진단 결과는 협회 행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컨설팅 업체 관계자
- "경영진에서 그것(보고서 내용) 말고, 다른 쪽에 관심 있는 사항이 있어서 범위가 조금 변경이 돼서 진행됐던 거예요."
▶ 인터뷰 :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 "아래에서 논의한 내용이 회장에게 가감 없이 보고되지 않고, 늘 여과되고, 지연되고…. 실무총책임자 문턱에 걸려서 넘어가지 못하고…."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정, 대한축구협회에선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