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로 빌린 오피스텔을 다시 전세로 내놓은 뒤 거액의 보증금만 챙겨 해외로 달아난 사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집을 계약해본 경험이 없는 젊은 학생과 직장인들이었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지난해 7월, 대학생 26살 A 씨는 은행에서 5천만 원을 대출해 모두 6천5백만 원을 들여 오피스텔 방을 임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A 씨는 느닷없이 방을 비워달라는 집주인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피스텔을 월세로 임대한 41살 허 모 씨가 A 씨에게 방 하나를 부분 임대해줬는데, 허 씨가 A 씨의 보증금을 챙겨 잠적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A 씨 / 피해자
- "(방이) 너무 싸게 나와 있어서 급한 마음에 계약하게 됐습니다. 다음 학기 낼 등록금까지 다 사기를 당한 상태여서…."
직장생활 2년차인 28살 B 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가짜 전세계약서를 보여주는 허 씨에게 깜박 속아 넘어간 B 씨는 어렵사리 마련한 보증금 2천5백만 원을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 인터뷰 : B 씨 / 피해자
- "처음 사기를 당한 건데… 부모님한테 굉장히 죄송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허 씨는 주로 부동산 계약에 서툰 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해자들은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확인된 피해자는 20명, 피해액만 12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은 홍콩으로 도망간 허 씨의 신원을 파악하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