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설을 맞아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시청자분들 많으실 텐데요,
멀리 북한 땅에서 내려와 가족과 멀리 떨어진 실향민들은 오늘(23일) 한데 모여 서로 달랬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기자 】·
하모니카로 부는 '고향의 봄'이 서글프게 울려 퍼집니다.
60여 년 전 부모님과 형제를 북한에 두고 홀로 남한에 내려온 김춘삼 할아버지는 가족이 보고 싶을 때면 하모니카를 불곤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춘삼 / 80세
- "고향에 가고 싶은 생각 때문에 하모니카를 배운지 2년 됐어요. (불고 있으면)고향 사람들도 만난 것 같고…."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아 실향민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정성스럽게 차려진 차례상에 조상님께 술을 올리고 공손히 큰절도 올립니다.
▶ 인터뷰 : 박성주 / 89세
- "(고향이) 여기예요 바로. (고향 생각하시니까 눈물이 나세요?) 그럼요."
▶ 인터뷰 : 민계식 / 78세
- "답답하지요. 차 타면 1시간도 안 걸릴 거리를 못 가고 이러고 있으니까 답답하고 분통이 터집니다."
돌아가는 길이 아쉬워 통일전망대에 들려 바로 앞에 있는 고향 땅을 한 번 더 바라봅니다.
▶ 인터뷰 : 정찬주 / 77세
- "(여기 와서 보면) 직접 가지는 못하지만 조금 마음 위로를 받지요."
매년 명절마다 임진각을 찾아 망향의 한을 달래는 실향민들.
내년엔 고향에서 설을 보내길 바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 logicte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