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짧은 설 연휴. 이를 다행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명절이 더 외로운 중국 동포들의 설 나기 애환을 김한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기자 】
한국에서 8년째 일하는 중국 동포 박향화씨.
해마다 외로운 설을 보냈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오랜만에 만난 아들과 함께 먹는 떡국은 고향의 맛 그대로입니다.
▶ 인터뷰 : 박향화 / 중국 동포
- "올해는 아들이 이렇게 한국에 와서 같이 명절을 보내게 되니 정말 기분이 좋고 즐거운 명절이 된 것 같아요."
하지만, 향화씨와 달리 대부분의 동포는 가족과 만나지 못합니다.
조선족 박정옥 씨는 비싼 비행기 값 때문에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속을 태웁니다.
아픈 언니만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 인터뷰 : 박정옥 / 중국 동포
- "남들이 설이다 하는데 나한테는 설 같지 않고, 하루하루가 어느 날이 어느 날인 것도 생각이 안 나요."
한국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김금단 씨는 설을 앞두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차례상을 준비하려면 체력이 중요한데, 미리미리 아픈 곳을 치료하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김금단 / 중국 동포
- "한편으로는 자식들이 생각이 나고 섭섭한 건 있어요. (다른) 교포들 보면 아주 사랑스럽고 내 자식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이러면서 위로받아요."
중국 동포 50만 명 시대, 우리 이웃이 된 이들도 함께 설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