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에 근무하는 현역 장교가 미국 군수회사에 이상한 거래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 회사가 미국 해군범죄수사국에 신고하는 바람에 우리 군 수사 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모양인데.
일단 국제적인 망신입니다. 무슨 일인지 오이석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방위사업청에 근무하던 현역 중령 김 모 씨.
김 중령은 전역을 앞두고 지난해 세계적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인사들을 만납니다.
록히드마틴은 신의 방패라 불리는 이지스함의 내부 첨단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고, 우리 방위사업에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 중령은 미화 100만 불, 우리돈으로 10억 원이 넘는 돈을 연봉으로 주면 그 이상의 이익을 안겨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방사청에서 해군 함정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던 터라 사업과 관련해 정보제공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록히드마틴은 김 중령의 제안을 범죄로 판단해 미국 해군범죄수사국 NCIS에 신고합니다.
NCIS는 김 중령에 대한 비위사실을 우리 국방부에 통보했고, 지난해 말 군 수사기관이 관련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군 수사기관은 방사청 출신들의 관련 업체 취업을 제한하는 등 이른바 전관예우 금지가 강화된 상황에서 발생한 중대 범죄로 판단했습니다.
군 검찰은 김 중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군사 법원은 일단 직무 연관성이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김 중령이 록히드마틴 측에 농담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방위사업청 관계자
- "말로만 한 것이고 금품이 오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구속이 안 된 것 아닌가하고 봅니다."
하지만, 군 관계자들은 김 중령이 이지스함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했고, 관련 업체 취업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 법에도 위반되는 행위를 했다며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엄청난 국민 세금이 사용되는 방위사업을 자신의 취업을 위해 이용하려했던 이번 사건으로 비리척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사청의 이야기가 무색하게 됐습니다.
MBN뉴스 오이석입니다. [hot@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