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찰 내사 지휘 거부…수사권 갈등 재점화

【 앵커멘트 】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되자마자, 경찰이 검찰의 내사 지휘를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찰의 내사 지휘 거부는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됩니다.
이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경 수사권 조정안 대통령령이 시행된 첫날, 대구 수성경찰서가 검찰의 내사 지휘를 거부했습니다.

경찰은 "수사가 개시되기 전 내사 지휘를 접수하지 말라는 경찰청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거부는 '대통령령 제정·시행에 따른 수사 실무 지침'에 따른 것으로, 경찰청은 지난 연말 이 지침을 정해 일선에 알렸습니다.

또 검찰과 갈등을 빚을 경우 바로 보고할 수 있도록 일선 경찰서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사이에 핫라인을 설치했습니다.

검찰의 업무가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검찰의 1인당 내사사건 처리 건수가 경찰의 1/8 수준에 불과하다며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3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선 수사인력 600명이 모여 워크숍을 열고 부당한 수사권 조정안을 성토했습니다.

▶ 인터뷰 : 이운주 /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 "형소법 개정과정과 대통령령 제정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어서 안타깝지만, 우리가 절망하거나 침체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대구에 이어, 인천 중부와 부평경찰서에서도 검찰의 내사 지휘를 거부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채 "형사소송법과 대통령령에 맞게 적용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