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세 사람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생전에 암환자가 됩니다.
술과 담배,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암 유발인자는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합니다.
특별한 질환이 아니라, 암은 내 옆 사람이 걸릴 수 있는 흔한 질환인 겁니다.
【 기자 】
2009년 한해 암에 걸린 사람은 19만 명.
10년 전보다 두 배 증가했습니다.
연평균 3.4% 꾸준히 증가하고 암 발병률은 OECD 국가 평균보다도 높습니다.
특히 갑상선과 전립선, 유방암이 크게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이진수 / 국립암센터 원장
-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인구의 고령화와 진단 기술이 발달돼 조기 진단이 많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성 5명 중 2명, 여성 3명 중 1명이 생전에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양병국 /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 "81세까지 생존할 경우에 인구 세 명당 한 명은 암에 걸리는 것으로 분석돼 있습니다."
남성은 위암과 대장암, 폐암이 가장 많았고, 여성은 갑상선암과 유방암, 대장암 순입니다.
고기를 많이 먹는 식습관으로 '선진국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 발생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 김수형 기자 / onair@mbn.co.kr ]
【 앵커멘트 】
열 명의 암 환자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6명 이상은 암을 극복했거나 암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10년 전 5명도 안됐던 생존율은 2009년 6명을 넘겨, 2명 정도 늘었습니다.
빨리 발견하고, 치료기술도 좋아져, 이제는 80만 명이 암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암 발병 이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암에 대처하는 자세, 조경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김옥자 씨는 폐암 생존자입니다.
4년 전, 욕실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김옥자 / 폐암 생존자(68)
- "막상 입원해서 수술한다고 하니까 두렵죠. 과연 내가 이제 잘 수술이 끝나서 저 문을 다시 나설 수 있을까 하는 마음…"
고령인데도 김 씨의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회복도 빨랐습니다.
지금까지 재발이나 전이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심영목 /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
- "암이라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암하고 같이 살아가라. 예를 들면 암이 있다고 해도 어떤 암의 경우에는 30년 동안 그 암이 사람을 죽이지 못하고 그냥 몸속에 남아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 스탠딩 : 조경진 / 기자
- "암은 생명노화 현상의 한 형태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제는 암을 희귀·난치병이 아니라 만성병으로 구분하는 이유입니다.
병원에서는 최근 암 환자와 생존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상담시설이 부쩍 늘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먹고 무슨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되는지, 심지어 부부생활에 임할 때 주의해야 할 점까지도 알려줍니다.
▶ 인터뷰 : 노동영 / 서울대병원 암병원장
- "단순한 진단, 치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치료과정을 보다 편안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과 부작용을 좀 더 수월하게 이겨나갈 수 있도록 고안이 돼습니다."
▶ 인터뷰 : 김옥자 / 폐암 생존자
- "그렇게 큰 병을 치르고 난 다음에는 시야가 타인에게로 가죠. '아… 내가 이렇게 존재할 때에는 여러 사람의 힘(도움)이 있었구나!'"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joina@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