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거주하는 남편의 부동산을 남한의 부인이 임의로 처분한 것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의 남한 내 재산권을 인정하는 판결이어서 주목됩니다.
김태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1951년 북한에 피랍된 이 모 씨의 부인 정 모 씨는 1968년 친척 A씨에게 남편 소유의 땅을 팔았습니다.
이 씨는 실종 선고를 받은 상태였지만, 2004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실종 선고가 취소됐습니다.
이후 부인이 자신의 땅을 매각한 것을 알게 됐고, 지난 2007년 1월 "토지를 매도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등기는 무효"라며 소송을 내 승소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은 이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고, 2009년 4월 대법원은 "이 씨가 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을 정 씨에게 줄 수 없음을 A씨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원고 승소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다시 대법원에 올라온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A씨가 이 씨의 부동산을 무단으로 점유했다"며 이 씨의 손을 다시 들어줬습니다.
이번 판결은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의 남한 내 재산권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일입니다. [ kti9558@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