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이틀이나 파악하지 못함에 따라 대북 비선라인 부재에 대한 지적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수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2000년 6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상이 한 자리에 섰습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데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대북특사, 김경재 전 의원이 있었습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지난 99년 11월 북한을 방문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었습니다.
그 결과는 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비선라인은 공식 대화채널은 아니지만, 사실상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마다 돌파구 역할을 해왔습니다.
노무현 정권에서는 영화배우 문성근 씨가 노 전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방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의 공식적인 대화채널뿐 아니라 비선라인조차 차단됐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에 나선 박 모 씨가 산책 중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정부는 이를 계기로 공식·비공식 접촉 채널을 사실상 폐쇄했습니다.
이후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사건 등에서도 비선라인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고, 이번 김정일 사망이라는 일대 사건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